리뷰- 뮤지컬 '포미니츠'...피아노가 주는 위대함

[스포츠선데이= 김종권 기자]   나에게 제일 특별한 악기는 피아노다. 여러 번 언급했지만 유일하게 다룰 줄 아는 악기고, 소리가 좋다. 듣는 곡도 피아노 연주가 들어가는 黎明(여명..리밍...부드러운 발라드를 많이 불렀다), 周慧敏(주혜민...저우후이민... 90년대 홍콩 미녀가수...나 또래 남자들은 많이 아는 가수) 노래다. 18일 본 뮤지컬 '포미니츠'도 이런 점에서 나와 잘 맞았다. 피아노가 주인공인 뮤지컬은 처음이라 보면서 행복했다. 

이 작품은 2006년 독일 영화 '포미니츠'를 창작 뮤지컬로 만들었다. 난 영화(미국, 대만 영화만 본다)를 안 봐서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고 봤다. 두 여자가 피아노로 소통한다는 사실만 알고 갔다. 실제로 뮤지컬을 보니 무척 강렬하면서 신선했다. 독일 영화를 창작 뮤지컬로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한국 뮤지컬 저력이 느껴졌다.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크뤼거'와 살인죄로 복역하고 있는 '제니'가 피아노로 소통하면서 점차 가까워지는 전개가 감동적이다.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피아노가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장면이 신선했다. 110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우산을 이용한 안무도 창의적이었다. 


이 작품 절정은 마지막 4분 피아노 연주다. '제니'가 연주하는(옆에 전문 연주자가 있다) 피아노는 호흡을 멎게 한다. 그 정도로 강렬하다. 내가 예전에 피아노(체르니 30번까지 배웠다)를 연주할 때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보면서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정말 황홀한 4분이었다.   


배우들 안정된 연기와 노래도 '포미니츠' 매력이다. 특히 '제니' 역을 연기한 신인 김환희가 돋보였다. 눈, 코, 입이 큰 서구적(약간 강혜정 느낌) 외모가 인상적인 김환희는 강렬하면서 슬픈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한국 뮤지컬을 이끌 배우는 김환희다. 어디까지 발전할지 그녀 앞날이 기대된다.   

'크뤼거' 역 김선영, 교도관 '뮈체' 역 정상윤 등 다른 배우들도 좋았다. 무엇보다 탄탄한 서사가 돋보여 이 작품이 꾸준히 공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창작 뮤지컬은 이런 점이 좋다. 앞으로 계속 만날 수 있을지, 1회성 공연으로 끝날지 예측할 수 있어서다. 라이선스와 다른 창작 뮤지컬 장점이다.   

피아노로 소통하는 뮤지컬 '포미니츠'는 5월 23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선경, 김선영, 김수하, 김환희, 정상윤, 육현욱 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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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광주'...보통 사람들이 만들어낸 위대한 역사

[스포츠선데이= 김종권 기자]    한국 현대사에서 제일 가장 큰 아픔은 5.18 민주화운동이다. 나도 1995년 고3 때 국사(지금은 한국사) 시간에 처음 이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나라 지켜야 할 군인들이 왜 시민들을 학살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 집안이 전라도와 연고가 전혀 없어 5.18을 제대로 알 기회도 없었다. 예전 5.18을 다룬 영화(화려한 휴가, 26년)는 몇 번 봤는데 공연은 안 봐서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했다. 지난해 보려다 못 본 뮤지컬 '광주'를 17일(날씨가 흐려 공연 분위기와 맞았다) 관람했다.   

뮤지컬 '광주'는 생각보다 밝았다. 5.18 아픔을 희망으로 승화했다. 편의대(나도 이건 처음 들어본다) 하사 '박한수' 시선에서 전개되는 구성이 신선했고 이름 없는 시민들 상황이 생생히 그려져 감동을 준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가 그냥 얻은 것이 아님을 뮤지컬 '광주'는 온 몸으로 말하고 있다. 
음악도 강렬했다.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에서 웅장하고 강렬한 음악을 보여줬던 음악감독 이성준은 이번에도 그만의 강렬한 음악으로 관객들 마음을 뒤흔든다. 시민들이 희생될 때와 '박한수'가 갈등할 때 나오는 음악은 비장하면서 슬펐다.   

 


마지막 장면은 씻김굿 느낌을 줬다. 죽은 이 영혼을 하늘로 보내고 산 자들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모습은 슬프면서 감동적이었다. 어쩌면 그것이 5.18을 겪은 이들 상처를 치유할 최선이 아닐까.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건 배우들이다. 편의대 하사 '박한수' 역을 연기한 민우혁(박성혁)은 그만의 남성적이고 강렬한 연기(민우혁만의 장점)와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극을 빛낸다. 민우혁을 뮤지컬에서 많이 보지 못했지만 볼 때마다 잘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故 윤상원 열사를 동기로 한 '윤이건' 역 김종구는 부드러운 매력(민우혁과 상반되는)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이끄는 지도자를 감동적으로 보여줬다. 뮤지컬에서 실제로 침이 튀는(관객들이 놀랐다) 모습은 처음 봤는데 김종구 열정적인 연기와 노래는 잊지 못할 것이다. 대학로 뮤지컬에서 김종구를 몇 번 봤는데 17일 본 김종구는 대극장에서도 통하는 배우였다.

  
'정화인' 역 장은아는 낮은 목소리와 안정적인 연기력이 돋보였다.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완전히 자리잡은 듯하다. 야학교사 '문수경' 역 최지혜는 맑은 목소리와 밝은 모습이 앞으로 기대되는 신인 배우다. 505부대 특무대장 '허인구' 역 이정열(항상 든든한), 시민들을 지켜주는 '오활사제' 이동준 등 다른 배우들도 자기 몫을 다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박한수' 위주로 서사가 전개돼 다른 인물들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평범한 시민들 위주로 서사를 전개했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지난해 초연에서 아쉬운 점을 수정하고 다시 올린 작품이라 이 점만 보완하면 꾸준히 공연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다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5월 18일은 어머니 생일이라 나에겐 특별한 날이다)이 다가오고 있다. 41주년을 맞은 이번 5.18은 진상이 모두 밝혀지고(아직 갈길이 멀다), 책임자 처벌이 이뤄졌으면 한다. 진정한 사죄가 있어야 용서가 있다.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이 살아 있을 때 사죄해야 진정한 용서, 통합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소중한 민주주의가 4.19(오늘이 4.19)와 5.18, 87년 6월 항쟁 등에서 희생한 수많은 시민들 희생 덕분이란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2019년 홍콩 민주화운동, 지금 일어나고 있는 미얀마 쿠데타 수많은 희생자들을 보며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광주' 의미는 크다. 이 작품이 꾸준히 공연되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조금이마나 기여하길 빌어본다.    

뮤지컬 '광주'는 4월 2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후 5월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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