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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천녀유혼: 인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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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츠선데이 2021. 4. 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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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선데이= 김종권 기자]   홍콩(香港...시앙깡... 광동어로 행꽁) 영화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이상하게 홍콩, 대만(내가 초등학생이었던 80년대는 중국과 수교하기 전... 그 때는 대만이 자유중국, 중국이 중공이었다) 영화가 TV 나오면 꼭 보곤 했다. 집에 VTR이 없어서  비디오 테이프 보는 게 불가능해  할 수 없이 아는 사람 집 다니며 홍콩 영화 보는 게 즐거움이었다. 그러다 1990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홍콩 배우들이 KBS, MBC 자주 나왔던 기억이 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劉德華(유덕화...리오더화... 광동어로 라우딱와), 대만 미녀 배우 王祖賢(왕조현...왕쭈시엔), 목소리 좋은 黎明(여명..리밍...여명은 한국인 이름 같아 친숙했다), 잘생긴 郭富城(곽부성...궈푸청), 홍콩 미녀 배우 關之琳(관지림...꽌즈린) 등 여러 배우들이 한국 왔었다. 그 중 왕조현과 故 張國榮(장국영...장구어롱) 주연 영화 '천녀유혼'과 유덕화와 오천련(우치엔리엔...평범하게 생긴)이 열연한 '천장지구'(원제 천약유정)이 제일 기억에 남는 영화다.   

'천녀유혼'은 1992년 중3 때 친구네 집에서 비디오 테이프(대여료 1개에 천원) 빌려 봤었다. 왕조현의 눈부신 미모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장국영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왕조현 나오는 부분만 집중해 봤던 기억이 난다.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도 여자애들은 장국영과 여명, 남자들은 주윤발과 유덕화로 갈렸다. 여배우는 왕조현, 임청하, 구숙정, 관지림, 장민, 이가흔이 인기 있었다. '천녀유혼' 본 지 30년 되어가는데도 가끔 꿈에서 왕조현이 나올 정도로 영화는 인상적이었다.   

그러다 2011년 '천녀유혼' 리메이크 작이 개봉해 우연히 보게 되었다. 원작과 다른 이야기라 실망했다. 유역비(리오이페이)와 왕조현도 같은 느낌이 안 났고, '영채신' 역 여소군도 장국영과 많이 달랐다. 제대로 된 '천녀유혼'은 이제 보기 힘들겠구나 포기했었다. 그러다 2021년 4월 8일 개봉 예정인 '천녀유혼: 인간정'을 온라인 언론 시사로 관람했다.   

이 영화는 원작 느낌이 많이 났다. 우선 예쁜 귀신 '섭소천' 역 왕조현과 이개형(리카이신) 외모가 비슷하다. 짙은 눈썹과 하얀 피부가 비슷하고 둘 다 대만(이개형은 싱가포르 국적이지만 대만 출신) 출신이다. 키도 왕조현이 172, 이개형이 168로 별 차이 없다. 긴 생머리 휘날리며 순진한 서생 '영채신'을 유혹하는 예쁜 귀신 '섭소천' 역에 딱 맞는 이개형이다. 이개형을 잘 몰랐지만 최근 중국에서 드라마, 영화에 많이 나오는 듯하다. 앞으로 기대되는 배우다. 개인적으로 대만을 좋아하는데 대만 드라마, 영화에도 자주 나왔으면 한다.

  

순진한 서생 '영채신' 역 진성욱(천싱쉬...한국식으로 읽으면 진성욱이라 한국인 이름 비슷하다)은 186 장신이라 이 역에 어울릴까 걱정했다. 막상 영화를 보니 잘 어울렸다. 故 張國榮(장국영..장구어롱)은 174라 키가 작은 편(나보단 크다)이라 순진한 서생 역에 딱 맞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진성욱도 장국영 못지않게 순진한 서생 역을 잘 연기했다. 2011년 '천녀유혼'에서 '영채신'으로 나왔던 여소군(원래 경극 배우 출신...여소군도 174)보다는 진성욱이 '영채신' 역에 잘 맞았다. 진성욱이 나온 드라마를 케이블 TV에서 봤는데 아역 배우 출신이라 연기력이 좋았다.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놀란 점은 근엄한 인상 홍콩 배우 서소강(쉬샤오치앙)이 '할머니 요괴'로 나온 점이다. 홍콩 영화에서 항상 진지한 표정으로 악당(흑사회 두목)이나 사극 영화 주인공 스승으로 나오던 서소강이 여장을 하고 나와 정말 놀랐다. 나름 색다른 모습이었다. 1950년생(우리 아버지보다 2살 많다) 서소강 연기 변신이 이 영화를 살렸다. 무서운 인상이었는데 여장하니 귀엽게 느껴졌다.   

퇴마사 '연적하'로 나온 원화(위엔화)도 반갑다. 홍콩 영화에서 조연으로 많이 보던 원화가 아직 현역으로 나와 그 사실 자체가 기쁘다. '할머니 요괴' 서소강과 퇴마사 '원화'가 펼치는 결투는 이 영화 재미다. 80년대 기술로 표현 못한 생생함이 있다. 홍콩 좁은 스튜디오에서 찍었던 '천녀유혼'과 중국 넓은 땅에서 찍은 2021년 '천녀유혼: 인간정'은 규모가 다르다. 액션이 더 실감나고 영상도 세련됐다.   

두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장면이 원작과 비슷해 감동이 두 배였다.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제대로 표현한 듯하다. 1987년 '천녀유혼' 주제가는 광동어(장국영이 불렀다)였는데 이번 영화 주제가는 북경어라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광동어(베트남어, 태국어 비슷하다)가 투박하다면 북경어는 매끄럽다. 광동어 성조가 9개고, 북경어는 성조 4개라 그런 듯하다. 1987년 '천녀유혼'은 영화 대사도 광동어였는데 이번 영화는 대사가 전부 북경어다. 최근 2019년 홍콩민주화시위, 2020년 홍콩보안법 통과로 자유가 억압받는 홍콩 상황이 겹쳐졌다. 이제 홍콩 영화는 사라지고 중국 영화만 남은 듯하다. 그 점이 슬프다. 80~90년대 우리(특히 남자들)를 열광케 했던 홍콩 영화는 사라지고 중국 공산당 선전하는 중국 영화(모든 중국 영화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만 남은 것일까?   광동어와 북경어(예전 홍콩에선 북경어가 천대받다 97년 홍콩 반환 후 북경어가 뜨기 시작했다) 관계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예전 '천녀유혼'과 왕조현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볼만한 영화다. 2편(언제 나올지 알 수 없지만)이 기대되는 영화다. '천녀유혼'이 3편까지 나왔으니 이 영화도 3편까지 찍었으면 좋겠다. 중화권 영화(특히 대만)가 한국에 많이 수입되길 바라고(문화는 서로 교류해야 발전한다) 배우들(특히 대만 배우들)도 한국을 자주 찾길 바란다. 예전 90년대 홍콩 배우들이 한국 자주 왔던 것처럼. 왕대륙, 류이호, 진백림, 정원창 등 대만 남자 배우들이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가뭄에 콩 나듯 중화권(대만, 중국, 홍콩)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반갑다. 한편으론 슬프다. 90년대 자주 볼 수 있었던 홍콩 영화(97년 반환 후 거의 몰락했지만)가 이젠 천연기념물(?) 보는 것처럼 접하기 힘들다. 이렇게 중화권 영화를 볼 때마다 예전 생각이 난다. 그 시절이 그립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수준 높고 다양한 중화권 영화를 계속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시절 홍콩 영화는 특별했으니까.  4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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