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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레드북'...이 시대 약자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

문화

by 스포츠선데이 2023. 4. 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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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선데이= 김종권 기자]         2021년 6월 정말 덥던 여름 내 마음을 시원하게 한 창작 뮤지컬이 있었다. 제목부터 인상적인 '레드북'이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볼매' 뮤지컬 '레드북'을 4월 16일 관람했다.

 

2018년 초연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정말 잘 만든 창작 뮤지컬 '레드북'을 2021년 6월 처음 보고 '이렇게 잘 만든 창작 뮤지컬도 있구나' 감탄했었다. 아름다운 음악(음악이 정말 감성적이다), 빠르게 전개되는 서사(그냥 빠져드는 이야기), 이 시대 약자(작품에선 여성 인권에 대해 말하지만 사회적 약자들 모두 포함되는)들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결말까지. 정말 사랑스럽고, 따뜻한 작품이었다. 

 

2021년 6월 공연 때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봤었는데 2023년 공연도 같은 장소에서 공연해 더욱 좋았다. 2021년과 마찬가지로 4월 16일 공연도 여성 관객들이 90% 이상 자리해 배우들 노래, 연기에 열광적으로 반응해 열기가 장난 아니었다. 그녀들 이야기, 평소에 느꼈던 억압과 차별을 주인공 '안나'(민경아)가 속 시원하게 풀어줘 그런 듯했다. 한국 뮤지컬이 20~30(40대) 여성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이유는 한국 사회가 아직까지 여성들을 차별(많이 나아졌지만)해 그녀들 욕구 불만이 뮤지컬, 연극으로 옮겨가서 그럴 것이다. '레드북'을 보면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시선들이 그대로 나온다. 나부터 반성하게 되는 아주 교훈적인 내용들이 많다. 

 

'레드북'은 영국을 배경으로 했지만 지금 한국 사회에 대입해도 무난한 작품이다. 하루가 다르게 사회가 변하고 있지만 여성(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 포함)에 대한 차별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내가 어릴 때는 딸 낙태하는 부모들도 꽤 있었다. 1980년대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여성에 대한 농담을 수업 시간에 하는 교사들도 많았다. 90년대(1990년부터 1996년)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그런 일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민주화가 됐지만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하면 여성 인권은 아직 후진국 수준이었다. 지금은 그나마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레드북'을 보면서 정말 느끼는 게 많았다. 고지식한 변호사 '브라운'(송원근)을 보면 이성에게 말도 제대로 못했던 내 학창 시절이 떠올랐고, 당차고 주체적인 소설가 '안나'를 보면 요즘 한계에 도전하는 젊은 여성들이 떠오른다. 여성문학회 '로렐라이 언덕'  고문이자 우아한 존재 '로렐라이'(박영수)를 보면 사회 차별과 편견으로 힘들어하는 성소수자들이 생각났다. 여성들 이야기지만 한국 사회 유령처럼 떠도는 사회적 약자(장애인, 성소수자, 여성, 빈민 등)를 위로하는 정말 따뜻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배우들마다 연기와 노래가 달라 보는 재미가 있다. 2021년 6월 공연 때 차지연(안나), 송원근(브라운), 조풍래(로렐라이)로 봤었는데 4월 16일 공연은 민경아, 송원근, 박영수가 그 때와 다른 느낌과 감동을 선사했다. 차지연 낮은 목소리와 민경아 맑고 깨끗한 목소리가 묘한 대비를 이루고, 송원근은 2021년보다 더욱 멋있는 '브라운'을 보여준다. 우아한 존재 '로렐라이'를 연기한 박영수는 날렵하고 선이 고운 자태(?)로 2021년 조풍래보다 이 역에 맞는 느낌이 들었다. 박영수 몸매가 날씬해 그런 듯하다. 

 

이 작품은 뮤지컬 입문자들도 무난히 볼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창작 뮤지컬 장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 볼수록 애정이 간다. 우리 창작 뮤지컬이 이렇게 성장했구나 정말 뿌듯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 한국 사회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서사, 열정적인 배우들 연기까지 3박자가 고루 갖춰진 창작 뮤지컬 '레드북'은 5월 2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옥주현, 박진주, 민경아, 송원근, 신성민(서성민), 김성규, 박영수, 조풍래 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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