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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보이체크 인 더 다크'...냉정한 현실과 따뜻한 희망이 교차하는 뮤지컬

문화

by 스포츠선데이 2023. 3. 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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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선데이= 김종권 기자]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요즘이다. 어려운 경제, 당장 내일을 알 수 없는 불안한 현실, 끝나지 않는 코로나19(여름 되면 종식될 듯) 등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우리를 괴롭힌다. 여러 가지로 머리가 아픈 요즘 따뜻한 모닥불처럼 위로가 되는 창작 뮤지컬을 관람했다.

 

3월 5일 관람한 뮤지컬 '보이체크 인 더 다크'는 독일 작가 게오르그 뷔히너 미완 희곡인 '보이체크'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원작 희곡을 읽어보지 않아 내용을 잘 모르고 관람했는데 생각보다 나와 잘 맞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랑 이야기(슬픈 결말까지 완벽했다)와 희망을 주는 마무리(뭔가 여운 남는.. 마지막 장면 집중해서 봐야 한다), 창의적이고 약간 귀여운(?) 안무(공연을 보면 알게 된다), 강렬하면서 슬픈 음악(배우들이 부르기 어려운 노래인데 다들 잘 불렀다)까지. 

 

9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푹 빠져서 관람했다. 충분히 예상했던 결말이지만 아름답고 착한 여주인공 '마리'(신의정)가 죽는 장면은 무척 슬펐다. 요즘 안구 건조증(미세먼지 탓도 있다) 심해 눈물 안 나오는데 신기하게 오늘 공연 보면서 눈물이 나왔다. 나랑 내 옆에 앉은 모녀(어머니와 딸이 옷차림까지 같은) 세 사람이 울었다. 가난하지만 순수한 군인 '보이체크'(강정우)가 미쳐 가는 모습은 정말 가슴 아팠다. 냉정하고 어두운 시대 살아가는 우리에게(돈이 전부인 사회) 딱 맞는 이야기였다. 뮤지컬 자체가 조금 어두운 내용이지만 관람하기 불편하진 않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장면도 많다. 

가난한 군인 '보이체크'와 아름답고 착한 가수 '마리'가 결혼하는 장면(딱 한 번 입맞춤 나오는데 그게 좋았다)과 두 사람이 죽어가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힘들게 일하는 장면(요즘 MZ 세대들도 공감할 장면), 마지막 두 사람이 서로 쳐다보면서 끝나는 장면까지 따뜻하고 희망을 주는 장면들도 많다. 중간 중간 이런 장면들이 나와 아직 '희망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기하지 않고 산을 오르면 정상까지 가듯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들도 언젠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보이체크 인 더 다크'를 보면서 반가운 배우들이 나와 좋았다. 아름답고 착한 가수 '마리' 역 신의정과 보이체크 동료 군인 '안드레스' 역 한정우다. 2013년 관람했던 '스팸어랏' 이후 10년 만에 신의정 공연을 관람해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세월이 빠르다는 걸 느낀다. 10년 동안 신의정은 드라마(드라마 안 보지만 기사 검색하다 알았다)에도 나오고, 인지도가 높아졌다. 오늘 공연에서도 무대를 장악하는 노래와 특유 연기를 보여주었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배우 공연을 봐서 기억에 남을 하루였다. 

 

'안드레스' 역 한정우도 인상적인 연기와 노래를 보여줬다. 2020년 tvN에서 방영됐던 '더블 캐스팅'에서 착한 인상과 무대에서 긴장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 한정우는 오늘 보니 많이 좋아진 모습이다. 조만간 대극장 공연에서 주연으로 나올 한정우를 기대해본다. 

 

신의정, 한정우와 함께 기억에 남는 배역은 전달자 '카를'(조현우)이다. 가난한 군인 '보이체크'와 아름다운 가수 '마리' 슬픈 사랑을 이어주고, 그들 마음을 관객에게 설명해준다. 배역 자체가 신선했다. 조현우는 처음 봤는데 나중에 그가 나오는 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 중 '보이체크'와 '마리'가 꽃을 심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지금 어렵고 힘들지만 좋아질 날이 올 것이다. 오늘 뮤지컬을 보면서 나도 꽃을 심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마른 가슴에 희망이 싹트는 그날이 빨리 오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조금 어둡지만 따뜻함과 희망을 주는 창작 뮤지컬 '보이체크 인 더 다크' 앞날이 순탄하길 바란다. 

 

4월 30일까지 대학로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정민(김정민), 강정우, 윤승우, 최우리, 신의정, 김이후(김지혜), 조현우, 송광일, 심수영, 한상욱, 성재(유성재), 송효원, 이동희, 한정우, 손우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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