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애틋한 세 여자 홀로서기

[스포츠선데이= 김종권 기자]     추운 겨울에는 본능적으로 따뜻한 것을 찾게 된다. 따뜻한 물(난 더위를 타지만 커피를 안 먹어 물을 자주 먹는다), 음식, 옷 등이다. 아울러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문화 생활도 따뜻한 작품 위주로 보게 된다. 지구 온난화로 더위를 타는 나도 추웠던 1월 2일 관람한 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도 무척 따뜻하면서 애틋한 작품으로 이 겨울과 잘 맞았다. 

미국 중북부에 있는 위스콘신주 작은 마을 길리앗을 배경으로 마을 유일한 식당 '스핏파이어 그릴'에서 만나며 아픔을 나누는 세 여자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각자 아픈 사연을 갖고 있는 세 여인이 서로 상처를 위로하고 연대하는 과정이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안는다. 미국 이야기지만 신기하게 한국 여인들 아픔과 많이 닮았다. 

자신을 성폭행한 양부를 죽이고 교도소에서 형을 살고 나온 여자 '퍼씨'와 마을 유일한 식당 '스핏파이어 그릴'을 운영하는 비밀을 간직한 여자 '한나', 남편의 그늘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성적인 여자 '셸비'가 만나 차츰 친해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퍼씨'를 도와주다 사랑을 느끼는 보안관 '조'와 과거 기억으로 고통받는 '셸비' 남편 '케일럽', 수다스럽지만 미워할 수 없는 '에피', 극 중간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방문객(약간 반전이 있다)까지 등장 인물들 모두 사랑스럽다. 잔잔하면서 일상적인 전개와 맑고 긍정적인 노래(민요풍 노래라 따뜻하다), 아기자기한 무대까지 완벽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음악과 배우들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다. 세 여배우 화음이 돋보이는 '천국의 빛깔'은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시연회(프레스콜) 때 듣고, 1월 2일 들었는데도 무척 인상적인 곡이다. '퍼씨'가 만드는 사과 커피 케이크(난 요리를 못 해 상상만 했다)는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요리를 잘하는 관객들은 도전해 보면 극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슬픈 사연을 간직한 '퍼씨' 역을 연기한 나하나(이름이 외우기 쉽다)와 남편 간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성적인 여자 '셸비' 역 정명은(예전 우리 어머니 모습과 비슷했다), '스핏파이어 그릴' 주인이자 비밀을 간직한 여자 '한나' 역 유보영, 과거 기억으로 고통받는 '셸비' 남편 '케일럽' 역 최수형 등 배우들 연기가 인상적이다. 정명은(예전 뮤지컬 '셜록 홈즈'에서 인상적)과 최수형(뮤지컬 '아이다')은 7년 만에 봤는데 실력은 여전했다. 나하나, 정명은, 유보영 세 여배우가 보여주는 호흡은 정말 감동적이다. 미국 배경 작품이지만 세 여성들 홀로서기와 연대는 한국 관객들에게도 통한다. 그 중심을 관통하는 건 따뜻함이다. 

세 여자가 서로 상처를 보듬고 성장해 가며 그들이 사는 길리앗을 변화시키는 마지막은 무척 감동적이다. 미국과 문화가 다르지만 한국 관객들도 충분히 이해되었을 것이다. 미국과 다르지 않은 상황에 처한 우리 여성들(특히 우리 어머니 세대)에게 한 줄기 빛 같은 희망을 선사하는 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이 사랑스럽고 애틋한 이유다.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이 때 볼만한 작품이다. 

따뜻하고 애잔한 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은 2월 27일까지 대학로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나하나, 유주혜, 이예은, 임선애, 유보영, 방진의, 정명은, 이주순, 최재웅, 최수형, 임강성, 이일진, 민채원(민미혜), 성우진, 허채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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