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선데이= 김종권 기자] 존재감 있는 사람은 어디서든 빛난다. 뮤지컬 '엑스칼리버'를 두 번째 보면서 '존재감' 이 세 글자가 떠올랐다. 동시에 '군계일학'이란 성어도 생각났다. 뛰어난 사람은 바로 눈에 띄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2월 18일 관람한 '엑스칼리버' 주인공 '아더' 역을 연기한 김준수는 정말 뛰어난 배우(이젠 가수보다 뮤지컬 배우)였다.
뮤지컬을 수없이 봤지만 김준수가 나오는 작품은 처음 관람했다. 동료(기자, 평론가들)들이 김준수 잘한다고 극찬해 꼭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관람했다. 직접 보니 남자인 내가 봐도 매력이 넘쳤다. 순수하고 맑은 소년 '아더'(이 부분에서 여성 관객들이 엄청 좋아함)와 세상을 구할 운명을 깨닫고 적과 맞서 싸우는 강인한 왕으로 나오는 장면(이 부분에선 강한 남자 매력이 느껴졌다)이 인상적이다.
김준수가 연기한 '아더'는 그만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약간 쉰 목소리(김준수만의 특징...'복면가왕' 나가면 금방 알 수 있는)와 애절한 눈빛(이건 여성 관객들이 나보다 잘 알 것이다), 살아 있는 연기력이 빛났다. 지난해 서은광이 연기한 '아더'를 봤지만 김준수 '아더'가 더 기억에 남았다. 뮤지컬 관객들이 왜 김준수에게 열광하는지 알 수 있었다. 동시에 나에게도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깬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이돌도 열심히 하면 뮤지컬 배우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걸 김준수가 보여줬다. 김준수가 왜 관객들을 몰고 다니고, 출연료를 많이 받는지 알 수 있었다.
'엑스칼리버'는 창작인데도 라이선스 같은 세련된(라이선스가 모두 세련된 것은 아니지만) 작품성과 무대, 웅장한 음악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사랑 이야기(비록 불륜이지만 아름답다), 누구나 알고 있는 고대 서사(아더왕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빠른 전개가 관객들 시선을 고정시킨다. 결과를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매력적인 서사다. 이걸 창작으로 했다는 게 자랑스럽다. 우리 뮤지컬 수준이 올라갔구나 느낄 수 있다. 창작 뮤지컬도 잘 만들기만 하면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고, 해외로 수출할 수 있다는 걸 이 작품은 그대로 보여준다. 두 번째 봤지만 서사가 흥미롭고, 배우들 연기와 노래에 행복했다.
내가 공연을 본 날은 커튼콜 찍을 수 있는 날이라 스마트폰으로 그럭저럭 찍을 수 있었다. 잘 나온 건 아니지만 김준수와 배우들 모습을 찍을 수 있어 행복했다. 3차 접종까지 맞고 코로나19 확진됐던 김준수와 배우들이 건강해 보여 안심이 됐다. 요즘 공연마다 확진자가 생겨 갑자기 중단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부디 코로나19가 빨리 진정되어(종식보다는 진정되길) 어려운 공연계 조금이나마 살아나길 빈다. 평범한 소년에서 성검 '엑스칼리버'를 뽑으며 백성을 구하는 왕으로 거듭하는 '아더' 모습을 보면서 지금 이 시대 저런 지도자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혼란스러운 이 시대 '아더'처럼 백성(국민)을 생각하는 헌신적인 지도자는 없는 걸까? 이런 생각이 공연이 끝나고 극장을 나오면서도 떠나지 않았다. 3월 9일 대선, 6월 1일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더 그런 듯하다.
김준수 외에도 그와 결혼해 왕비가 되지만 '아더' 친구 '랜슬럿'과 사랑에 빠지는 용감한 여인 '기네비어'를 연기한 최서연(최혜진...목소리가 맑다)과 강인한 남자 '랜슬럿' 역 강태을, 왕의 자리를 꿈꾸는 여인 '모르가나' 역 장은아(낮은 저음이 매력적), 예언자 '멀린' 역 손준호(가창력은 명불허전) 등 모든 배우들이 빛났다. EMK 특징인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모두 보여준 이 작품이 해외(중국, 일본, 대만, 미국 등)로 수출되어 많은 사람들이 접했으면 한다. 코로나19 시대 사람들 상처(또는 불안)를 위로(치유)할 수 있는 것은 문화(특히 공연)다. '엑스칼리버'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김준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3월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준수, 김성규, 켄(이재환), 이지훈, 에녹(정용훈), 강태을, 신영숙, 장은아, 민영기, 손준호, 김소향, 최서연(최혜진), 케이(김지연), 이상준 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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