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영화이슈] 『흥부와 놀부』, '영상자료원', 한국 최초 장편 인형 애니메이션, 블루레이 출시.

연예

by 스포츠선데이 2023. 12. 14. 11:33

본문

[스포츠선데이=김건우 기자] 「한국 인형 애니메이션의 선구자, 강태웅 감독의 '콩쥐팥쥐'도 함께 수록!」

 

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 이하 ‘영상자료원‘)은 한국 최초의 장편 스톱모션 인형 애니메이션 <흥부와 놀부>(1967)와 <콩쥐팥쥐>(1977)를 담은 ‘강태웅 애니메이션 컬렉션’을 블루레이로 출시한다. 

 

[사진='흥부와 놀부', 블루레이 팩샷 / 제공=한국영상자료원]

 

한국 최초의 장편 스톱모션 인형 애니메이션 <흥부와 놀부>와 <콩쥐팥쥐>

 

<흥부와 놀부>, <콩쥐팥쥐> 두 작품은 한국 고전소설을 원안으로 한국 전통 인형극의 미학을 도입해 ‘한국적’ 인형 애니메이션의 문을 연 작품이다. 

 

<흥부와 놀부>는 1967년 <홍길동>이 흥행에 성공하자 ‘은영필림’에서 강태웅 감독에게 제작을 제안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한국 최초의 장편 인형 애니메이션이자 제5회 청룡영화상 비(非)극영화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고, 도쿄에서 열린 아세아영화제에도 출품됐다.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이 많았던 유현목 감독의 ‘유프로덕숀’이 제작한 <콩쥐팥쥐>는 전래동화『콩쥐팥쥐』의 내러티브를 기초로 하지만 결말에 이르면『장화홍련전』의 복수를 차용해 권선징악이라는 주제의식을 강화한 작품이다.

 

장편 스톱모션 인형 애니메이션 제작은 인형을 미세하게 움직여 한 컷, 한 컷 촬영하는 수고를 들여야 하므로 난이도가 높고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사정으로 4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에서는 강태웅 감독이 한국 최초의 장편 인형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유일하게 작품을 남긴 감독이다. 

 

그는 어려운 길을 개척하며 한국영화계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당시 큰 관심을 받지 못해 관련 자료들 역시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다. 

 

영상자료원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선구자인 강태웅 감독의 업적을 기리고 대중에게 공개하기 위해 보유 중인 자료들과 외부 기관과 전문가의 협조를 통해 수집한 자료들을 최대한 ‘강태웅 애니메이션 컬렉션: <흥부와 놀부>, <콩쥐팥쥐>’에 수록하였다. 

 

한국적 인형 애니메이션

 

강태웅 감독은 일본 인형 애니메이션의 선구자인 모치나가 다다히토 아래에서 인형 애니메이션을 배웠다. 

 

한국으로 돌아온 강태웅 감독은 두 편의 극영화를 연출하고 <홍길동>의 흥행 성공으로 일어난 애니메이션 제작 붐을 타고 한국 최초의 장편 인형 애니메이션 <흥부와 놀부>를 만든다. 이때가 1967년이다. 

 

세계 애니메이션사를 기준으로 한다면 뒤늦게 제작된 것이지만, 당시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은 극히 열악했고 ‘인형 애니메이션’이란 용어조차 낯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강태웅 감독은 현실적인 조건 하에서 일본에서 배워온 인형 애니메이션 제작 방법과 한국의 전통 인형극을 조화롭게 섞어 ‘한국적’이라 부를 수 있는 미학을 추구하였다. 

 

특히 일본 인형 애니메이션의 인형과 강태웅 감독의 인형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일본의 인형들은 사실주의적인 신체 비율에 따르거나 머리를 작게 만들고 영화 내에서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강태웅 감독은 한국 전통 인형극의 특징에 따라 체격에 비해 큰 머리를 지닌 인형을 제작했으며, 영화 속 인형의 표정과 행동은 과장되어 익살스러움을 자아낸다. 

 

<흥부와 놀부>의 박을 타는 신에서는 판소리 <흥부가>의 일부분을 그대로 인용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흥부와 놀부>, <콩쥐팥쥐>가 고전적인 것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영화에는 다수의 의인화된 동물들이 등장한다. 영화 중간 이 동물들이 음악회를 열기도 하고, 주인공을 대신해 복수를 하는 등 외부자의 시선 또는 관객의 시선을 대리하는 연출도 선보여, 이는 다소 단조롭게 흐를 수 있는 극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강태웅 감독은 열악한 환경을 딛고 이상과 한계 사이 적절히 균형 감각을 발휘해 작품을 완성한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선구자임이 틀림없다.

 

한국 인형 애니메이션의 선구자 '강태웅'

 

강태웅은 1929년생으로 1949년 서울대학교를 자퇴하고 영화를 배우기 위해 밀항해 일본대학 예술학부 영화학과에 입학한다. 

 

졸업 후 ‘덴쓰영화사’의 후원을 얻어 모치나가 다다히토(持永只仁)와 이나무리 기이치(稲村 基一)가 설립한 인형영화제작소에 입사해 모치나가 다다히토 감독 아래에서 인형 애니메이션을 배운다.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지만 대략 4년 정도 인형 제작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시 모치나가 다다히토의 교육용 인형 애니메이션 <다섯 마리의 원숭이들>(1956) 제작에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다. 

 

1958년 대한민국에 귀국한 후 1959년 자신이 주연과 연출을 맡은 장편 극영화 <백의 천사와 꼽추>로 영화계에 데뷔하고, 1966년 신성일, 엄앵란, 김승호 배우가 출연한 두 번째 극영화 <금지된 입술>을 연출한다. 

 

사실 강태웅 감독은 귀국한 시점부터 한국에서 인형 애니메이션을 제작해보려 시도 했지만, 쉽사리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1967년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이 크게 흥행하여 한국영화계에 애니메이션 제작 붐이 일어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은영필림’의 김동식 대표가 강태웅 감독을 찾아와 인형 애니메이션 제작을 제안한다. 그렇게 <흥부와 놀부>가 만들어졌다. 

 

<흥부와 놀부>는 대략 5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제작된 작품으로 당시 애니메이션 제작 여건이 열악했고 인형 애니메이션이란 개념조차 낯설 만큼 전문 인력이 없었기에 오롯이 강태웅 감독 개인의 집념과 노력으로 완성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1977년 아동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이 많았던 유현목 감독의 제안으로 ‘유프로덕숀’에서 두 번째 인형 애니메이션인 <콩쥐팥쥐>를 제작한다. 

 

<콩쥐팥쥐> 이후 2023년 박재범 감독의 장편 인형 애니메이션 <엄마와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46년 동안 강태웅 감독은 한국 최초이자 유일한 장편 인형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남아 있었다.

 

강태웅 감독의 업적은 애니메이션 제작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1961년부터 서라벌예술대학교 연극영화과 강사로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1982년에는 서울예술전문대학 영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문교부의 인가를 받은 첫 ‘애니메이션 강좌’를 개설하였고 애니메이션 개론서인 『애니메이션 영화입문』을 집필하였다. 

 

1994년 대학교수에서 은퇴한 후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의 강사로 활동하다 2003년 영화계를 떠났다. 

 

최초의 인형 애니메이션 제작, 후학 양성을 위한 강태웅 감독의 큰 업적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는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다. 

 

1997년 제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한국 애니메이션의 재발견’ 프로그램에서 <흥부와 놀부>, <콩쥐팥쥐>가 상영된 것을 계기로 연구자, 평론가 등을 중심으로 강태웅 감독을 재조명하기 시작했고, 2007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영화제(SICAF)에서 그에게 공로상을 수상했다. 

 

강태웅 감독은 2015년 향년 86세로 별세하였다.

 

특별한 코멘터리와 소책자, 서플먼트

 

이번 블루레이의 음성해설은 현재의 한국 인형 애니메이션계를 이끌고 있는 박재범, 전승배 감독과 김보년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가 참여했다. 

 

두 감독들은 열악했던 시대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미학적 도전을 감행했던 강태웅 감독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소책자에는 애니메이션 연구자 한승태가 인형 애니메이션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시작으로 강태웅 감독의 인형 애니메이션 작품의 의의와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애썼던 감독의 업적을 설명하는 해설을 실었다. 

 

김준양 교수는 2007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영화제(SICAF)의 공로상 선정을 위해, 또 강태웅 감독의 스승인 모치니가 다다히토의 아내인 모치나가 아야코 부인과 장녀 노리코 씨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강태웅 감독을 두 차례 만난 경험을 공유하는 글을 썼으며, 영상자료원의 김기호 선임연구원은 강태웅 감독의 인형 애니메이션의 복원과 작품의 기술적 측면을 분석한 복원기를 실었다. 

 

뿐만 아니라 초기 단편 인형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국립영화제작소의 <잘 살 수 있는 길>, 한국 인형 애니메이션의 제작방식과 그 현실을 살펴볼 수 있는 박세홍 감독의 <인형이야기>, 장편 인형 애니메이션인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을 연출한 박재범 감독이 <흥부와 놀부>의 제비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한 <흥부와 놀부: 제비가 돌아왔다>가 실려있다. 

 

사업자 정보 표시
스포츠선데이[(주)선데이뉴스] | 발행인 신민정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호국로834번길 8 3층(성사동) | 사업자 등록번호 : 128-86-20462 | TEL : 031-963-4083 | Mail : sundaynews@hanmail.net | 통신판매신고번호 : 아51049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