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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명성황후' 어둡고 슬픈 역사를 빛으로 승화하다

문화

by 스포츠선데이 2021. 2. 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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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스포츠선데이=김종권 기자] 한국 역사(근.현대사)에서 가장 슬프고 아쉬운 장면은 구한말이다.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시아버지와 며느리) 대립으로 나라가 발전하지 못하고 쇠락하다 결국 일본 식민지로 전락하는 가슴 아픈 역사다. 개인적으로 중.고등학교 때 국사(그 때는 국정교과서) 배우면서 당시 구한말 조선 운명이 한심하고 슬펐다. '왜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대립했을까? 수구파와 개화파가 대립하지 않고 협력했다면 조선 식민지 되는 건 막았을 텐데' 구한말 역사 배우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여기서 고백하자면 '명성황후'를 태어나 처음 보았다. 10년 동안 80편 이상 뮤지컬(연극, 영화는 제외) 관람했지만 '명성황후'는 2월 6일이 첫 관람이었다. 정말 부끄러웠다. 다른 사람들은 1995년 초연부터 본 사람도 있는 듯(객석 앉아 있으면 공연 많이 본 사람들 목소리가 들린다)했다. 남동생도 고1(1995년) 때 본 '명성황후'인데 난 그 때 고3이라 보지 못했다. 공연 자체에 관심 없는 남동생(미국 액션 영화만 본다)이 봤을 정도니 '명성황후' 대한민국 사람 10명 중 3명 정도 본 듯하다. 추측이라 정확하지 않지만.

 

공연 관람 전날부터 가슴 떨리고(이런 느낌 오랜만이다), 기대됐다. 어떤 작품일까 기대하면서 집중해 봤다. 무척 슬프고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나름 역사 고증 신경쓴 장면도 보였다. 개인적으로 명성황후보다 대원군 좋아하지만 명성황후 싫어하지 않는다. 여흥(경기도 여주) 민씨가 명성황후 믿고 설친 건 잘못이지만 명성황후가 잘한 점도 있다. 어제 이 작품을 보면서 나름 명성황후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인물평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어제 본 '명성황후'는 나름 중립적으로 그린 듯하다. 외세에 맞서 조선을 지켜내려 노력한 점(러시아, 청 세력을 빌려 일본 견제)과 자애로운 어머니(아들을 무척 사랑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줬다.

 

무대는 화려하면서 슬펐다. 특히 명성황후가 죽고 궁이 불타는 장면은 무척 슬펐다. 초등학생들도 많이 왔는데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듯하다. 양방언이 편곡한 음악도 웅장하면서 한국적이었다. 배우들이 부르기엔 무척 고음이었는데 신영숙(명성황후), 손준호(고종), 홍계훈(윤형렬), 이정열(대원군) 등 배우들이 노련하게 소화해 감동적이었다. 처음 접한 '명성황후' 음악은 극 전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전개되는 이야기와 배우들 뛰어난 노래와 연기(앙상블까지 모두 뛰어나다), 화려하고 슬픈 무대가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 마음을 달래준다. 구한말 어둡고 슬픈 역사를 빛으로 승화시킨 느낌이다. 지금 코로나19라는 어려움이 있지만 조만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준다. 세계 열강들이 조선을 노렸던 구한말처럼 지금도 미, 중, 일, 러 4강과 남북이 갈라져 있는 슬픈 현실이 겹쳐진다. 슬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고 우리 민족이 더 발전하길 빌어본다. 뮤지컬 '명성황후'를 보고 역사와 나라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 좋은 작품을 왜 빨리 보지 못했을까 후회가 된다. 모든 것은 하늘의 뜻(天意)이지만.

 

2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소현, 신영숙, 손준호, 강필석, 박민성(박성환), 윤형렬, 이창섭 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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