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일리아드' 최재웅(해설자 역), 서수진(드럼, 뮤즈 역) 사진- 김종권 기자
[스포츠선데이= 김종권 기자] 1인극인데 배우 10명 정도 무대에 등장한 느낌이다. 110분 동안 한 명 배우가 여러 역을 연기하고, 드럼 연주자가 극 상황을 알려주는 특이한 연극 '일리아드'를 20일 오후 관람했다.
작품은 시작부터 특이했다. '해설자' 역을 맡은 최재웅이 공연 시작 전부터 재미있는(?) 몸짓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사과를 빨리 먹다 목에 걸려 괴로워하는 모습, 늦게 들어온 관객 옆에 앉아 장난 치기 등 친근한 행동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1인극이라 어려울 줄 알았는데 보는 내내 모든 상황이 이해됐다.
'일리아드'는 누구나 알고 있는 트로이 전쟁 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는 전쟁(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까지 묘사한다. 나 역시 전쟁을 겪은 세대가 아니라(군대에서 26개월 현역 복무한 게 전부) 전쟁 참상을 잘 모른다. TV 뉴스나 영화, 드라마로 본 게 전부다. 20일 관람한 연극 '일리아드'는 배우 한 명이 여러 역을 연기하면서 전쟁 참상을 긴 대사와 실감 나는 연기로 표현해 전율과 감동을 선사했다.
110분(쉬는 시간 없이) 동안 집중하면서 전쟁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은 한국 현대사에 걸쳐 있다. 6.25도 중요하지만 7월 27일은 정전협정 71주년 기념일이다. '일리아드'를 보면서 7월 27일이 생각났다. 전쟁이 얼마나 무섭고 참혹한지 우린 모르지만 1인극 '일리아드'를 통해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무척 기억에 남을 작품이었다.
연극 '일리아드' 최재웅 제공- 주식회사 네오
연극 '일리아드'는 1인극이지만 2인극 느낌을 준다. '뮤즈' 역 서수진(드럼 연주자)이 강렬한 연주로 다음 장면을 알려주기 때문에(잠을 깨우는 효과도 있다) 무대가 외롭지 않다. '해설자' 역 최재웅과 '뮤즈' 역 서수진 호흡이 잘 맞아 보는 재미가 있다.
'해설자' 역 최재웅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도 컸다. 뮤지컬에서 최재웅을 많이 봤는데 연극에서 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극 자체가 창의적이고 신선해서 최재웅과 잘 맞았다. 긴 대사를 여유있게 소화하는 최재웅 모습이 든든했다. 같은 역으로 나오는 황석정, 김종구와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세 배우 모두 다른 느낌이 있다. 아쉽게도 최재웅 한 명 연기 보는 걸로 만족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른 두 명 연기도 보고 싶다.
이 작품은 연극이지만 뮤지컬 '헤드윅'처럼 배우와 관객이 계속 소통한다. '헤드윅'처럼 배우 마음대로 공연 시간을 조절하고, 등장.퇴장이 따로 없다. 그래서 창의적이고 신선하다. 이렇게 배우와 관객이 소통하는 공연이 많아졌으면 한다. 서로 소통해야 지루하지 않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관객이 소외되지 않고, 참여하는 이런 공연이 많아져야 관객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한다.
전쟁(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등)이 빨리 끝나고 세계에 평화가 왔으면 한다. 그리고 남북 통일까진(통일은 어려울 것이다) 안 되어도 서로 교류하고 싸우지 않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연극 '일리아드'를 보면서 평화가 떠올랐다. 평화가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전쟁과 평화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연극 '일리아드'는 9월 8일까지 대학로 예스24아트원 2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해설자' 역으로 황석정, 김종구, 최재웅, '뮤즈' 역으로 고의석(기타), 서수진(드럼), 미미(아코디언)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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